2009/04/06 22:08

책에서 길을 찾다

함께 프로젝트를 진행중인 후배들에게 물어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일년에 읽는 책의 권수가 10권이 채 안된다니, 이건 정말 문제가 있습니다. 어떤 주제에 대해서 알아보라고 할 때에도 지식인에 먼저 물어보고, 네이버를 뒤진다고 합니다. 하지만 제가 똑같은 주제어로 검색을 해보면, 쓸데없는 결과들만 잔뜩 나와서 실망을 금치 못합니다. 아무리 책을 읽으라고 말을 해도, 이 친구들이 도무지 이야기를 듣지 않습니다. 몇 주째 똑같은 말을 하는지 모릅니다. 아주 간단한 기초 강의 서적이라도 사라고. 아니면 도서관에서 빌리기라도 하라고. 내일은 수업이 끝나면 손 잡고 도서관으로 데리고 가서 직접 책을 빌려줄 생각입니다.

마찬가지로, 세상에 대해서 모든 걸 꿰뚫는 듯이 말하는 친구가 있었습니다. 다음 아고라의 집단 지성, 미네르바 등을 이야기하면서 현 정권 기조 등을 비판하더군요. 그 친구가 자신의 진로에 대해서 상담을 해왔는데, 자신의 전공 실력이 참 부족하고 이해가 얕다는 한탄을 하더군요. 길을 알려달라고 했습니다. 한참을 넋두리를 들어주다가, 아주 기본적인 자바 프로그래밍 서적 한 권(헤드퍼스트 자바)을 추천해주고, 그 책을 1주 내로 다 읽으라고 권했습니다. 1주 뒤에 연락을 하니, 바빠서 못 읽었다고 하고, 2주, 1달이 지난 뒤에는 멋쩍은 듯이 웃으면서 연락을 받더군요. 결국 지금까지도 책 한 권을 다 읽지 못했습니다. 참 안타깝다는 생각마저 들더군요. 그 전의 이야기들마저 깊이가 한 없이 얕아보일 수 밖에 없었습니다.

요즈음 시대에 아무리 웹이 발전했다지만, 책에서 얻을 수 있는 지식에 비하면 그 깊이와 일관성에서 큰 차이가 날 수 밖에 없습니다. 웹에는 매우 얕은 지식들 투성이인데다가, 군데군데 빼먹은 정보들도 아주 많습니다. 아무리 못한 책이라도 일단 한 권을 잡고 읽고 따라가다보면 어느 정도 실제로 할 수 있지만, 인터넷 쪽강의들은 그 발끝조차 좇아가지 못합니다. 특히 네이버 지식인 등과 같은 쪽지식들은 잘못된 정보들도 매우 많아서, 위험천만하기까지 합니다.

좋은 정보를 담고 있는 책들을 골라 읽어야 하는데, 이러한 책들을 잘 고르기란 정말 쉽지 않습니다. 인터넷 서평을 보고 고르던 적도 있었는데, 역시나 이상한 책들을 고르기 일쑤였습니다. 책들은 무조건 책 냄새를 맡아가며 직접 책장을 넘기며 살펴봐야합니다. 이러한 책들을 잘 고르기 위해서는 한 번 책방에 들러서 여러권을 동시에 펼치고 비교를 해야하는데, 그러려면 역시 속독/발췌독 능력이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대강 훑어 보고도 괜찮은 책을 고를 수 있습니다. 이러한 속독을 위해서는 또 많은 훈련이 필요한데, 역시 많은 실패를 하면서 배우는 수 밖에는 없습니다. 그러한 훈련을 위해서는? 결국 많은 책을 읽는 수 밖에는 없죠. 그러니 우선 일단 책방으로 달려가야합니다.

저는 일년에 백권 이상을 읽는 다독가는 아닙니다. 그 정도로 '과독'을 하는 사람들은 또 그만한 문제가 있다고 하는 분들도 있고, 그 정도까지 여유가 있지는 않습니다. 저는 일년에 20~40권 정도는 제대로 읽습니다. 논문들은 천천히 살펴보는 것들이 약 20개 정도 되려나요? 많이 읽는 분들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한 독서량이지만, 그래도 제게 필요한 지식을 얻는데는 큰 어려움이 없는 정도로는 읽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여러분들은 작년에 몇 권의 책을 사셨고, 읽으셨는지요? ^^; 이번 기회에, 서점에서 자신을 업그레이드 해보는 건 어떨까요?

덧글

  • 최종욱 2009/04/06 22:41 # 답글

    제발, 제발, 제발, 책 좀 읽고 살자. 책을 알려줘도 굳이 내게 와서 '살펴보지도 않았는데 모르겠으니 네가 알아서 다 해달라'라는 심보는 도대체 뭘까! ㅠㅠ
  • Widyou 2009/04/07 08:59 # 삭제 답글

    올해는 드리밍 인 코드 이거 하나만 읽은듯..
    난 맨날 평행우주, 우주의 구조 이런거만 끌리더라 ㅋ
  • 최종욱 2009/04/07 10:42 #

    ㅋㅋ 그런 것도 많이 읽으면 좋겠지!
  • 새벽안개 2009/04/07 12:37 # 답글

    제대로 된 지식은 책을 봐야 하는데 그것도 전혀 모르는 분야의 책을 보면 처음부터 지쳐 나가 떨어집니다. 처음에 시작하려면 약간의 지식이라도 있어야 궁금해 하고 그래서 끝까지 도전하게 되더군요.
  • 최종욱 2009/04/07 14:46 #

    그러게 말이에요. 모르는 분야에 도전할 때에는 쉽고 재미있는 입문서를 찾고 조언자를 구하는 것도 좋은 방법 같습니다. ^^;
  • 전호진 2009/04/07 14:41 # 삭제 답글

    최근에 읽은 책중 가장 인상깊었던 것은 물리만화책...ㅎㅎ
  • 최종욱 2009/04/07 14:45 #

    ㅋㅋ 고딩 공부를 만화로 다시하다니.
  • bread 2009/04/08 23:08 # 삭제 답글

    참 좋은 글입니다. 한국에서 이런 분들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 최종욱 2009/04/11 00:11 #

    ^^; 감사합니다. 주변 분들과 독서 모임을 갖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 한날 2009/04/16 14:32 # 삭제 답글

    혹자는 세상에 좋은 책만 있는 게 아니므로 많이 읽는 게 꼭 좋은 게 아니라고도 하더군요. 세상에 좋은 책만 있는 건 아니긴 하지만, 어쨌든 잘(?) 많이 읽으면 안 맞거나 안 좋은 책은 걸러낼 눈이 생기긴 하기 때문에 저 말이 못내 아쉽더라고요. :)

    저는 한 달 평균 8~10권 정도 보는데, 일부러 시간을 내어 책을 읽는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단지 출퇴근하거나 외출을 할 때 pmp 등을 보는 대신 책을 보는 것 뿐이지요. :) 시간이 없어서 책 볼 시간이 없다는 말, 대부분은 변명이라 생각합니다.
  • 최종욱 2009/04/16 19:56 #

    ^^; 와, 정말 많이 읽으시네요. 저도 요즈음 책에 소홀했는데, 근처에 좋은 서점을 찾아봐야겠습니다. 서울에 큰 서점을 가면 하악하악 하는데... 대전에서는 그런 곳을 찾기가 힘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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