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12/24 22:53

침술이 플라시보가 아니라는 국제 논문을 구합니다.

최근에 침술이 플라시보보다 더 좋은 효과가 있다는 국제 학술지의 논문들이 실린다는 제보를 받았습니다. 그래서 찾아봤는데, 못 찾겠습니다.

저는 문외한이라서 구글 학술 검색을 애용합니다. 구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되도록 최신 논문들을 여럿 모았고, 결론 부분만 해석해봅니다. 대부분 2000년 이후의 논문으로, 2007년 논문까지도 있습니다. 1980년대를 포함한 옛 논문들은 조사 대상에서 제외했습니다.

농담이 아니라, 저는 침술의 효과가 플라시보 이상이라는 단 하나의 논문도 찾을 수 없었습니다. 아는 분들은 제발 좀 도와주십시요.

추가) 추측컨데, 논문의 인용 횟수를 따져서 권위를 매기는 구글의 시스템 때문인 것 같습니다. 그 분들도 거짓말을 하지 않을테니 있긴 있을 거란 말이에요.


The benefit from whole body acupuncture in major depression - J. Röschke, Ch. Wolf, M.J. Müller, P. Wagner, K. Mann, M. Grözinger, S. Bech

However, we could not detect any differences between placebo and verum acupuncture.

하지만 우리는 플라시보와 진짜 침술의 어떠한 차이점도 발견할 수 없었다.


The placebo needle, is it a valid and convincing placebo for use in acupuncture trials? A randomised, single-blind, cross-over pilot trial. - White P, Lewith G, Hopwood V, Prescott P.

No major differences in outcome between real and placebo needling could be found.

결과에서 진짜 침술과 플라시보 침술 사이의 어떠한 큰 차이점도 찾을 수 없었다.


Is Acupuncture Analgesia an Expectancy Effect? - R. Barker Bausell, Lixing Lao, Stewart Bergman, Wen-Lin Lee, Brian M. Berman

Patients’ beliefs regarding the receipt of acupuncture bore a stronger relationship to pain than any specific action possessed by acupuncture.

침술에 의한 어떠한 특정 행동보다도 침술을 받는데 따르는 환자의 믿음이 고통에 더 강한 관련을 나타냈다.


Expectancy and belief modulate the neuronal substrates of pain treated by acupuncture - Jérémie Pariente, , , Peter White, Richard S.J. Frackowiak and George Lewith

These results suggest that real acupuncture has a specific physiological effect and that patients' expectation and belief regarding a potentially beneficial treatment modulate activity in component areas of the reward system.

이러한 결과들은 진짜 침술이 특정한 심리적인 영향을 가지고 있고 잠재적으로 이로울 수 있는 치료에 대한 환자들의 기대와 믿음이 보상 체계의 단편 영역의 활동을 일으키는 것으로 보인다.
(뇌를 영상으로 찍었는데, 일반적으로 기대와 믿음을 가질 때에 사용하는 뇌 영역을 사용한다는 결론입니다.)


Are minimal, superficial orsham acupuncture procedures acceptable as inert placebo controls? - Iréne Lund, Thomas Lundeberg

Altogether, in studies showing significant pain relief in response to both acupuncture and its placebo control but no difference in outcome between the groups, this result may be attributed to the amelioration of the affective aspect of pain.

This is described as one of the most important factors that determines a patient’s use of analgesics and strongly influences the frequency of contacts with healthcare providers. Reduction of the unpleasantness of pain may be the most important effect of acupuncture in the treatment of pain.

많은 연구 결과에서 플라시보와 침술은 상당한 통증 완화를 보이지만 차이가 없다. 이 결과는 고통에 대한 정서적인 자세의 향상으로 말미암았을 수 있다. 이는 다시 환자의 진통제 사용을 결정짓고 요양사와의 접촉에 강하게 작용하는 중요한 요소들 중 하나로 불린다. 불쾌한 통증의 감소가 침술이 통증 완화를 하는 가장 중요한 효과일지 모른다.

(이 논문이 참 재미있습니다. 인위적으로 고통을 받으면서 인내심을 길렀다는 결론입니다.)


Acupuncture for irritable bowel syndrome: A blinded placebo-controlled trial - Alastair Forbes, Sue Jackson, Clare Walter, Shafi Quraishi, Meron Jacyna, Max Pitcher

Traditional Chinese acupuncture is relatively ineffective in IBS in the European hospital setting, and the magnitude of any effect appears insufficient to warrant investment in acupuncture services.present study addresses a single hypothesis and tackles the issues of methodology in a novel and creative fashion.

중국 전통 침술은 유럽 병원 환경에서 IBS 분야에서 상대적으로 비효율적이다. 그리고 어떠한 효능의 정도도 침술 서비스에 투자하는 것을 보증하기에 불충분했다.


Acupuncture for fibromyalgia—a systematic review of randomized clinical trials - E. Mayhew and E. Ernst

On the basis of this evidence, acupuncture cannot be recommended for fibromyalgia.

이러한 증거에 비추어 볼 때, 침술은 섬유근통에 추천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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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일본 학자들이 언급하는 '가짜 침은 환자는 다 알아보지롱' 같은 논문들도 몇 개 보입니다. 상당수의 환자가 자신이 가짜 침을 맞는걸 알고 있었다는군요. 의사의 연기력이 좀 부족했달까요. 그런데도 기존의 연구에서 대조군과 실험군은 별 차이가 없었다는게 놀랍습니다. 일단은 환자가 기대를 안하게 되면 '플라시보'라고 부르기가 힘듭니다. 그런데도 많은 실험에서 거의 비슷한 효과가 있단 말이죠.

그렇게 되면 상당히 웃긴 가설을 세울 수도 있는데, 자기가 가짜 치료를 받는다는 걸 알든 모르든 '당신은 치료받고 있습니다' 라는 말만 들어도 치료받지 않을 때보다 치료 효과가 나타난다는 말입니다. 이중 맹검법을 하기 힘든 실험이니만큼, 실험자가 환자에게 '치료중입니다'라는 말을 하는 행위 자체가 세뇌 효과가 있어서 평가에 영향을 미치는게 아닌가 싶을 정도네요. 한의대에서만 좋은 결과가 나왔다는 걸 보면 더더욱 그런 의심이 가구요.

덧글

  • 최종욱 2008/12/25 00:05 # 답글

    PUBMED에서 찾아보니 '서양의 침술 연구들이 한국의 연구에 비해 저열하다' / '플라시보 효과가 충분하지 않다' / '이런 분야에서는 플라시보보다 침술이 좋다'라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플라시보보다 나은 분야는 관절염 등 일부에 지나지 않았고, 그 조차 다른 치료법에 비하여 경미한 수준이었습니다. (I. Lund, T. Lundeberg 2006) 그래도 플라시보보다 효능이 있다는 건 인정해야겠군요.

    아, 그런데 관절염에 침술보다도 그냥 손으로 주무르는게 (manual stimulation) 낫다니, 역시 어머니 다리 주물러드리고 용돈을 받는 지혜를 발휘해야겠습니다.
  • 기불이 2008/12/25 01:36 # 답글

    "중국에서 나온" 논문들 가운데 침술이 소화불량에 효과가 있다거나 하는 논문은 쫌 있습니다. "중국에서 나온" 에 유의해주세요.
  • 최종욱 2008/12/25 02:16 #

    ㅋ 위에서 언급한 논문들은 주로 한국 사람들의 연구 결과더군요. 주로 경희대 한의대에서 대한침구학회에 싣는 것 같았습니다.
  • 호앵 2008/12/25 14:25 # 답글

    제가 지난 번에 트랙백한 글 중에 링크가 되어 있긴 했는데

    http://www.amjmed.com/article/S0002-9343(07)00937-0/fulltext

    제가 이쪽에 문외한이라,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지는 모르겠는데, Sham 보다는 낫다고 결과가 나온 것 같습니다.
  • 최종욱 2008/12/25 17:19 #

    감사합니다. :-) 재미있는 연구결과군요. 천천히 살펴보겠습니다.
  • 2008/12/26 18:28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최종욱 2008/12/26 20:38 #

    좋은 지적 감사합니다. 앞으로 찾아볼 때에 참고하도록 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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