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꽃이 한창이다.

나는 들꽃을 좋아한다.
남들은 흐드러지는 벚꽃도 좋다하고,
애인에게 주는 꽃다발도 아름답다 하지만,
나는야 자그마한 들꽃이 맘에 든다.

채 푸르지도 못한 공터에서
보라빛 물을 들여가고 있는 들꽃을 보노라면
그 유혹을 차마 뿌리치지 못하고 나도 모르게 한 송이 꺾어오게 된다.
손톱보다 작은 송이가 그렇게 아름다울 줄이야.

하양, 노랑, 보라 밖에 칠하지 못하는 박한 재주를 보면서
"너 참 빠알간 튜울립과 비교된다." 라고 핀잔주어 보지만
그런 화사한 들꽃이 있다면 오히려 주제에 맞지 않아 어색할 것이다.
나는 그런 소박한 들꽃의 색도 참 마음에 든다.

그렇게 꺾어쥔 들꽃을 가까이 들여다 보고 있노라면
날 듯 말 듯한 풋풋한 향기와 애기처럼 보들보들한 느낌에
음- 소리를 내며 입 꼬리가 올라간다.

나는 초등학교 시절에도 들꽃을 좋아해서
집에 오는 길에 몇 송이 꺾어다 엄마에게 주곤 했다.
엄마가 그 이야기를 하면 왠지 멋쩍어져서 그만하라 하지만,
속으론 그 시절이 그립다.

이제 나도 자라서 남들에게 주기는 무엇하다는 걸 알았다.
하지만 나는 여전히 들꽃이 좋다.
누군가 함께 즐기면 좋을까 생각도 해보지만,
나 혼자 즐기는 들꽃도 어떠랴 하여 곧 생각을 돌리고 만다.

들꽃이 한창이다.
자주 나가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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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종욱 | 2008/04/19 02:20 | 트랙백(1)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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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pudidic's me.. at 2008/04/19 02:21

제목 : 푸디딕의 생각
들꽃이 한창이다....more

Commented by 제임스 at 2008/04/19 20:50
하나의 훌륭한 시네요.... ^^
봄인가 봅니다.
Commented by LIVey at 2008/05/12 00:44
저 미투의 ludens입니다ㅋ
봄엔 나가돌아다녀야죠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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